“음식값 올리면 당장은 수익이 나지만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당한다고 백종원 대표가 항상 말했잖아요. 상생을 강조하던 백종원 대표를 믿고 마이너스통장까지 동원해서 청약에 참여했어요. 5주 받았는데 팔아서 수익 나면 전부 빽다방에서 쓸게요.”(40대 회사원 이모씨)
“요즘 공모주 분위기가 너무 나쁜데 풀청약해서 걱정이에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더본코리아 직원들조차 우리사주를 사지 않았다면서요. 손해 안 보고 무사히 탈출해야 할 텐데요.”(40대 주부 김모씨)
지난 달 24일 이후 상장한 모든 새내기 종목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연전연패한 가운데, 6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 청약 개미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업체다. 최대 주주인 백종원 대표가 지분 60.8%(상장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 “더본코리아는 한국판 고든램지”
증권사들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주목하는 ‘뉴페이스’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대 주주인 백종원 대표가 심사를 맡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가 넷플릭스에서 높은 인기를 끈 시점에 회사가 상장하기 때문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전망치에 글로벌 프랜차이즈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30배를 30% 할인해 20배를 적용하는 경우, 더본코리아 적정 주가는 4만5000원“이라고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5일 더본코리아를 ‘한국판 고든램지(유명 요리사 이름)’라고 부르면서 ”해외 현지 기업에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마스터 프랜차이즈)으로 향후 해외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8개 신규 상장주, 평균 25% 급락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들은 첫 거래일에 평균 100%씩 올랐다. 그렇다면 더본코리아는 상장일 어떻게 움직일까.
공모주는 주식 시장 분위기에 많이 좌우되는데, 최근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 달 24일 로봇솔루션업체 ‘씨메스’ 상장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웨이비스, 에이치엔에스하이텍, 클로봇, 성우, 탑런토탈솔루션, 에이럭스, 에이치이엠파마까지 8개 종목 모두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밑에서 끝나면서 연전연패 중이다.
8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종가 변동률은 평균 -25%를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 1일엔 한국 증시 역사상 상장일 역대 최대 하락폭(에이럭스 -38.25%)을 기록한 새내기 종목까지 나왔다.
5일 상장한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에이치이엠파마 역시 시초가부터 공모가(2만3000원)를 하회했고, 공모가 근처에는 단 한 번도 가보지도 못한 채 공모가 대비 28.7% 하락한 1만6400원에 마감했다.
✅더본코리아, 희망공모가 상단 21% 초과
최근 상장일 주가가 흔들린 종목들은 전부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 상단을 크게 초과한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더본코리아 역시 회사가 희망하는 공모가 상단(2만8000원)보다 21% 비싼 3만4000원에 공모가가 책정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요 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2216개 기관의 99.7%가 3만4000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서 냈다“면서 ”공모주로 수익을 내려면 일단 공모주를 무조건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묻지마 식으로 상초(상단 초과) 베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사주는 무더기 청약 미달
더본코리아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의 35%만 채워 청약 미달을 기록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우리사주는 청약 후 1년 동안 팔 수 없는데,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내부 직원들이 청약을 포기한 것은 회사 가치 대비 공모가가 고평가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리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더본코리아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미국 대선 때문에 당장은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승자가 조기에 발표된다면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도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