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캐릭터로 유명한 일본의 산리오(Sanrio) 주가가 6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일본 프라임 시장에서 산리오는 전날보다 7.45% 오른 4888엔에 마감했다. 지난 1982년 상장 이후 최고 기록이다.
산리오는 올해만 주가가 150% 오르면서 주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같은 기간 ‘미키마우스’ 캐릭터로 유명한 미국의 디즈니(Disney) 주가는 7% 오르는 데 그쳤다.
산리오는 미국·중국 등 글로벌 팬심을 사로잡으면서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산리오는 2025년 3월 회계기준(2024.4~2025.3) 연결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410억엔(약 371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시장 예상치(371억엔)에서 크게 높아졌다. 연간 배당금도 종전 37엔에서 40엔으로 높였다. 깜짝 예상 실적 발표에 산리오 주가는 지난 5일 13% 급등했고, 6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와이코스모 증권의 카와사키아사에(川崎朝映)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헬로키티 탄생 50주년을 맞아 국내 점포 쇼핑객과 테마파트 입장객들이 크게 늘어났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키티 외에 쿠로미, 마이멜로디, 시나모롤 등 다른 신규 캐릭터들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산리오의 변신은 지난 2020년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2020년 92세였던 창업주는 사망한 아들을 대신해 손자인 츠지토모쿠니(辻朋邦)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CEO교체는 1960년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었다. 당시 츠지 CEO는 31세로, 일본 상장기업 역사상 최연소 CEO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츠지 CEO는 ‘외부 수혈’을 꺼리는 할아버지를 설득해 경영진부터 구조조정하고 젊은 임원들을 최전선에 배치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 사회인 일본에서 그는 ‘제2의 창업’을 내세우며 개혁을 이어 나갔다. 산리오 이사진의 평균 연령은 종전 65세에서 10세 이상 젊어졌다.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화는 물론, 글로벌 확장 전략도 적극 추진했다.
지난 1일 영국 BBC는 ‘일본 최연소 CEO가 헬로 키티를 변모시킨 방법(How Japan‘s youngest CEO transformed Hello Kitty)’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일본 캐릭터인 헬로키티는 포켓몬에 이어 세계 2위 누적 수입을 자랑한다“면서 ”산리오의 젊은 츠지 CEO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타 업종과의 협업을 늘려 로열티 수입을 늘리고 글로벌 기반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1974년 탄생한 헬로 키티 등 다양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과 라이센싱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팬덤 확장이 이어지며 실적이 개선됐고, 산리오 주가는 츠지 CEO 취임 이후 10배 상승했다. 일본 상장사들의 꿈인 시가총액 1조엔(약 9조원)도 달성했다.
앞서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산리오의 CEO인 츠지 대표는 헬로키티보다 14살 어린 젊은 CEO로서 주목받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감소하던 매출과 이익을 V자형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SJ는 “산리오가 새로운 캐릭터로 해외 확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귀여움이 넘치는 것뿐만 아니라, 이익도 넘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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