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1300억원대 금융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지주 차원의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는데, 당국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주 감사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신한투자증권은 이선훈 자산관리부문대표를 팀장으로 하는 ‘위기관리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최근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지주 차원의 감사 계획을 확정했다. 한창 진행되고 있는 금감원의 신한투자증권 검사가 끝나면 곧장 이어서 지주 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 측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증권 쪽 문제점을 모두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11일 장내 선물 매매와 청산으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가 장내 선물 매매를 했다. LP는 ETF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종목에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해서 제시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하다가 대규모 손실까지 낸 것이다.
매매 과정에서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나 담당자는 이를 외국계 증권사와 스왑거래(미래 특정 시점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을 서로 교환)를 한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 부정행위는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개월가량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스왑거래 등록이 허위라는 걸 확인한 뒤 금감원에 신고했다.
지난달 25일 신한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천상영 부사장은 올해 3분기 경영 실적 발표에 이어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신한투자증권은 감독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있고, 지주사와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되짚고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천 부사장은 “고객 신뢰와 단단한 내부통제가 업의 본질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원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고쳐 나가겠다”고 했다. 금감원 조사에 이은 지주 자체 감사 역시 이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TFT’를 발족했다. 이선훈 자산관리부문대표가 직접 TFT를 이끈다. 위기관리 TFT는 신한지주와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주력하는 조직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