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나니까 더 바쁘네...”
퇴직 이후 바쁜 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퇴직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퇴직증후군은 주로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은퇴했어도 현업에 있을 때처럼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리는 것이다.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사라졌다면서 사회 낙오자인 양 괴로워하고, 남아 도는 시간에 공허함과 상실감, 불안함을 느낀다.
퇴직증후군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퇴직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이성동 가족행복연구소장은 “하루 하루를 의미 없이 소비만 하는 삶은 금방 지루해지고 무료해지기 쉽다”면서 “퇴직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할 지도 모르는데, 가치를 만드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꿈과 목표가 없는 시니어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어렵습니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이라는 생각부터 버리세요. 첫사랑 연인을 만난 것처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멋진 꿈을 찾으세요. 그리고 멋진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동경하던 스포츠카 본떠 전기차 제작
일본에 살고 있는 한 70대 은퇴 생활자도 멋진 꿈과 목표를 가졌기에 퇴직 후인 인생 후반전에 오히려 더 큰 성취를 이뤄냈다 주인공은 아이치현 도요타시(豊田市)에 살고 있는 77세 가토토모아키(加藤智明)씨.
최근 일본 츄쿄TV는 1년 3개월 시간을 들여 직접 전기차를 제작한 가토씨의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가토씨가 살고 있는 도요타시는 도요타 등 자동차 공장들이 많이 위치해 있어 ‘자동차의 도시’로 유명하다.
가토씨도 역시 도요타 공장에서 오래 일하고 정년 퇴직했다. 자동차 매니아였던 그는 젊은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스포츠카(도요타 스포츠 800)를 중고로 구입했다. 그러다 작년엔 아예 이 차를 모델로 하는 전기차 제작에 착수했다.
그가 만든 전기차는 1인승으로, 외관은 은은한 광택이 나는 목재로 마감했다. 방향지시등(깜빡이)이나 전조등 같은 필수 장치도 제대로 갖췄다. 차에 번호판도 부착되어 있어 일반 도로에서도 주행 가능하다.
가토씨는 츄쿄TV 인터뷰에서 “원래부터 자동차를 좋아하긴 했지만 실제로 제작하려고 하니 실패의 연속이었다”면서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고 부수는 과정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나무판을 한 장씩 한 장씩 공들여서 붙였어요. 그래도 중간에 (나무가) 늘어나거나 쪼그라들면서 틈이 여기저기 생기더군요. 틀을 깎아내고, 얇은 나무는 구부리는 작업을 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가토씨는 자동차 뼈대로는 시판용 전기 자동차를 활용했다. 타이어, 핸들, 전조등 등의 부품들은 친구에게 받은 폐차에서 떼어내 재활용했다. 차체에 붙이는 목재는 고교 동창이 운영하는 제재소에서 간벌재(솎아내기한 나무)인 편백나무를 대량으로 받았다고 한다.
결국 가토씨가 실제로 비용을 들인 것은 나사나 접착제 등 소모품 뿐이었다. 불과 몇십만원으로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그가 참고한 차량 디자인은 젊은 시절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도요타 스포츠 800(아래 사진)′이다. 가토씨는 “나중에 도요타 스포츠 800을 꼭 닮은 차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토씨가 만든 목재 전기차는 도요타시에서 열리는 자동차 관련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주행 시범 운전 등을 진행 중이다.
참고로 도요타 스포츠 800은 1960년대에 출시된 2인승 소형 스포츠카로, 디자인이 귀여워서 지금까지도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도요타 스포츠 800의 표준 판매가는 59만5000엔으로, 당시 기준으로는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누적 판매 대수는 3131대에 그쳤다. 당시는 해외 수출도 어려웠던 데다 60년대 일본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고급 스포츠카가 많이 팔리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 차량은 5년 동안 판매된 후 단종됐다. 경쟁 모델로는 역시 2인승 소형 스포츠카인 혼다S600(56만3000엔)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