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수페타시스의 ‘올빼미 공시’를 두고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신규 시설 투자 등 호재성 정보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 시간에 공시한 뒤 악재로 취급되는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관련 정보는 모든 장이 종료된 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오후 4시 55분 신규 시설 투자 관련 공시를 냈다. 지난 8월 대구시와 맺은 투자협약(MOU) 관련 확정 공시다.
이후 약 1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5시 47분,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오에서 최대주주인 강득주 대표이사의 지분 575만주를 이수페타시스에 양도하는 최대주주 변경 수반 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와 이수페타시스를 대상으로 하는 996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의, 이수페타시스 대상 전환사채(CB) 발행 공시를 연달아 냈다. (관련 기사☞ [단독] 이수그룹, 제이오 인수 추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너지 기대")
이를 호재성 정보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시간외 단일가 거래로 이수페타시스 주식을 매수하며 오후 4시 50분 3만1650원이던 주가는 오후 5시 3만3000원까지 올랐다. 시간외 단일가 매매가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거래량은 약 18만주, 주가는 1.42% 오른 3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이수페타시스의 정규장 마감 기준 종가는 3만1750원이었다.
이후 이수페타시스의 공시가 연달아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든 장이 종료된 후인 오후 6시 44분, 시설 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을 위해 55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8일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시가총액인 2조80억원의 27.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유상증자 소문이 돌며 꾸준히 하락한 바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시설 투자 관련 이사회를 공시 당일 오전 9시에 진행했다. 이수페타시스 측이 2개 안건에 대한 이사회를 모두 아침에 진행한 뒤 시차를 두고 호재성 정보와 악재성 정보를 나눠서 공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불완전한 정보로 투자자들을 속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는 “유상증자라 쓰고 도둑증자라 읽는다”, “언론사에 제보했다”, “금융감독원이 승인할 수 없게 신고해야 한다”, “이수페타시스의 장 마감 후 호러쇼” 등 이수페타시스를 비판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