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8만달러(약 1억1200만원)를 돌파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 화폐와 달러화, 에너지·방위산업 주식 등 트럼프 집권 시 혜택이 예상되는 자산 가격이 오르는 ‘트럼프 랠리(강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로고와 비트코인 이미지. / 로이터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오후 10시쯤 전날보다 4.7% 오른 8만92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미 대선 전날인 4일 오후만 해도 개당 6만881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다 5일 대선에서 “미국을 가상 자산 수도로 만들겠다” 등의 발언을 한 트럼프가 승리하자 연일 급등세다. 개당 가격은 7만4900달러(6일), 7만7000달러(9일)를 차례로 돌파한 데 이어 8만 달러도 넘었다. 대선 전날과 비교하면 6일 만에 16.4% 급등한 것이다.

다우평균이나 나스닥지수 등 미 증시의 대표 지수도 트럼프 당선 이후 기업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세다. 지난 8일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 장중 4만4000선을, S&P500도 장중 6000선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대선 전날(4일)과 비교한 3대 지수의 상승폭은 다우 5.25%, 나스닥 6.08%, S&P500 4.95%로 비트코인보다는 작다.

가상 화폐 업계에선 “비트코인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 금융정보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는 “(내년 1월)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저항 없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2만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는 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과열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