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지수의 최근 1개월 성적표가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2018년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기준 ‘락 바텀(Rock Bottom·최저점)’에 다가섰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 착시 효과이며, 삼성전자 외 다른 종목 주가는 더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10.11%로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중 가장 부진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7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의 최근 1개월 하락률은 7.67%로 코스닥지수에 이어 두 번째로 나빴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2420대까지 뒷걸음질 쳤다.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저점에 다가섰다고 볼 수도 있다. 코스피지수의 확정 PBR은 0.85배 수준이다. 전 세계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0.87배 밑으로 떨어졌다. 또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후행(Trailing) PBR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2020년을 제외하면 0.84~0.86배 선이 최저점이었다. 코스피지수의 현재 12개월 후행 PBR은 0.87배이고, 2400선이 0.86배에 해당한다.
문제는 코스피지수 하락에 삼성전자 영향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 14% 넘게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도 큰 조정을 겪은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의미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에 착시를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2650선 정도여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지수가 그렇게까지 많이 빠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후행 PBR은 0.8배이고 최근 3년 저점은 0.73~0.76배였다. 박 연구원은 “이를 해석하자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이외 종목의 하락 룸(여지)이 더 커지는 국면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징후가 나온 이후에야 코스피지수의 락바텀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