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거래 활성화와 주가 부양을 이유로 액면분할에 나섰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했을뿐더러 액면분할 전후로 기업의 경영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액면분할을 했거나, 연내 할 예정인 상장사는 총 19곳이다. 이 가운데 거래정지 종목 등을 제외하고 액면분할 전후 한달 평균 주가를 따져봤다. 그 결과 15곳 가운데 12곳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하락률은 14.19%였다.
액면분할 후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곳은 휴림네트웍스다. 액면분할 전 한달 평균 주가가 4799원이었는데, 액면분할 후 한달 평균 주가는 2776원으로 42.15% 하락했다.
동화기업은 액면분할 전 한달 평균 주가 2만3930원에서 한달 후 평균 주가 1만8240원으로 23.77% 내렸다. 특히 동화기업은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거래량(수정비율 기준)도 액면분할 후 오히려 6%가량 줄었다.
이밖에 ▲이수스페셜티케미칼 20.83% ▲BYC 19.5% ▲에코프로 17.58% ▲신흥에쓰이씨 15.9% 등도 액면분할 후 한달 평균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수스페셜티케미칼과 에코프로의 경우 거래량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DH오토웨어와 인카금융서비스 2곳뿐이었다. DH오토웨어는 액면분할 전 한달보다 이후 한달간 평균 주가가 5%가량 높았다. 같은 기준으로 인카금융서비는 30.8% 상승했다.
액면분할 자체가 주식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액면분할로 (주식 수가 늘면) 접근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며 “액면분할과 기업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이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시계열을 좁혀보면 액면분할을 앞두고 5거래일가량 주가가 단기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며 투자자가 쏠리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액면분할을 예고한 상장사는 남양유업, 빅텐츠, 엔에스이엔엠 등이 있다. 남양유업은 오는 20일 1:10 비율로 주식 수가 늘어난다. 빅텐츠는 2025년 1월 27일, 에스이엔엠은 같은 해 2월 20일에 액면분할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