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4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K반도체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을 폐지하겠다고 한 바 있다. 9월 이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날은 3거래일에 불과하다.
15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는 24년 경력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위기의 삼성, 반격의 조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센터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수차례 선정된 국내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다.
외국인들은 왜 삼성전자 주식을 던지고 있는 것일까.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칩스법 폐지 공약 보다도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 삼성전자의 미래를 상당히 어둡게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1992년 이후 30년 넘게 세계 1위를 지켜왔던 메모리 분야는 물론 HBM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 매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특히 HBM의 원재료가 되는 D램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HBM3E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는 이유로 D램 사이사이에 비전도성 접착 필름을 넣는 TC-NCF 방식의 안정성 문제를 꼽곤 했지만, 이 센터장은 설계 문제를 의심하고 있다.
그는 “2년 전부터 삼성이 미국 빅테크에 납품한 제품들이 반품됐다는 흉흉한 말들이 있었다. 용산 전자상가 딜러들로부터 (삼성 PC용 제품)반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며 “(삼성전자 실적발표 때)전영현 부회장이 말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가 그런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적 문제가 의심되는 것일까.
그는 AI(인공지능)로 반도체 판도가 바뀌던 중요한 시기에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린 것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이 센터장은 “당시 삼성전자는 기업의 미래를 신경쓰기 보다는 법적 리스크 등 현안을 해결하는 쪽에 무게 중심이 많이 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렇다보니 엔지니어 출신 경영진보다는 관리통들이 힘을 얻으면서 기술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저점인 6만원대가 깨진 비정상적 상황이란 뜻이다. 또한 그는 모건스탠리가 주장하는 ‘한국 반도체의 겨울’은 기우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내년 연말까지 HBM 평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중국 반도체의 추격을 어떻게 따돌려야 할까. 그가 바라보는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전망은 어떨까. 그에 대한 답변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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