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7시 2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양측은 지난 10월 특수가스 사업부를 1조1000억원대에 사고파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계약 체결을 거의 확정지었지만, 한 달째 평행선을 걸으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과 IMM PE-스틱 컨소시엄은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위한 협상 중이나 좀처럼 진도를 못 내고 있다. 지난 7월 컨소시엄이 인수 우협으로 선정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진 요원한 상태다. 당초 양측은 지난달 중 SPA를 맺는 걸 목표로 삼은 바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 분위기가 별로 좋진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오랫동안 협의를 못하면 결국 협상을 접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IMM PE와 스틱이 인수 대금을 절반씩 부담하고 지분도 반씩 나눠 갖는 구조다. 인수 우협으로 선정되고 나면 실사를 통해 회사의 재무 사정 등을 다시 한번 살펴본 뒤 가격을 재협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조정 폭은 보통 5% 수준이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부분은 가격이라고 한다. 효성화학과 컨소시엄은 지난달 중순 1조1700억원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았지만, 효성화학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결국 계약 체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난항은 효성화학이 사업부를 분리한 뒤 어떻게 경영할지에 대한 입장차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화학은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대신 새 법인을 세워서 영업양수도를 하는 방식으로 특수가스 사업을 떼어내기로 했다. 그래야 특수가스 사업부가 효성화학의 막대한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 의무를 피할 수 있어서다.
특수가스 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면, 경영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지, 변수가 생길 경우 효성화학이 배상 책임을 질지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가 분할되더라도 한동안 효성화학에서 운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텐데, 이에 대한 대가를 신설 법인이 지불해야 할지, 지불해야 한다면 그 부분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전망치에 얼마나 반영해야 할지 등도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인해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회사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며, 그에 따라 특수가스 사업부의 몸값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실적은 가스를 납품하는 기업들의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경우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목받았지만,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5공장 건설을 전면 중단하면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EBITDA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