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정보통신기술(ICT) 설루션 전문기업 코스피 상장사 유엔젤이 갑자기 등장한 2대 주주로 인해 경영권 분쟁설에 휘말렸다. 2대 주주 측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계속해서 장내 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결국에는 경영권을 욕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원엠티에스는 지난 4일 기준 유엔젤의 의결권 있는 주식 82만6760주(6.27%)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3987원이었다. 이번 지분 확보로 더원엠티에스는 단번에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유엔젤의 최대 주주는 박지향 이사장과 유지원 대표를 비롯한 특별관계인으로, 15.61%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8월만 해도 기타 법인의 순매수 거래량이 평균 7700주에 불과했던 유엔젤은 9월 들어 하루 최대 7만8062주 순매수가 이뤄졌다. 기타 법인은 9월 한 달간 29만9129주, 10월 22만7457주를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선 전날까지 31만5329주를 사들였다. 기타법인 순매수의 상당량이 더원엠티에스일 것으로 추정된다. 즉, 지분 보유 신고한 것보다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엔젤의 한 주주는 “꾸준히 지분을 매수하던 더원엠티에스는 자본시장법상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 의무(5% 룰)에 따라 공시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라면서 ”공개되지 않은 기타법인 지분이 4%가 넘는데, 이를 더원엠티에스 측 지분이라고 가정하면 10%가 넘어 기존 최대주주의 경영권이 충분히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주주들 사이에선 더원엠티에스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엔젤 관계자는 “10월 회사에 주총 개최를 요구한 건 소액주주들로, 3% 이상 지분을 모아서 주주제안 및 임시주총 소집 공문을 보냈다“며 ”회사와 3~4차례 이야기가 오갔고 결국 소액주주들이 주총 소집을 취소했다. 더원엠티에스가 주총을 소집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2년에 설립된 더원엠티에스는 무역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최근 에듀테크 사업 분야로 진출을 준비하면서 국내 유아 대상 스마트러닝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유엔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더원엠티에스를 뜯어보면 다소 의아한 지점이 나온다. 더원엠티에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6000만원, 부채는 17억100만원이다. 자본 잠식 상태의 기업이 코스피 기업의 지분을 사모으고 있는 것이다.

조선비즈가 더원엠티에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해봤지만, 공개된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였다. 본점 소재지로 적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무소를 찾아갔으나, 더원엠티에스가 아닌 더엠티에스로 등록돼 있었으며 사무실만 등록해 둔 비상주업체라는 답이 돌아왔다.

더원엠티에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김모씨는 등기상 2022년 12월 20일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 취임했으나 6개월도 안 된 2023년 4월 10일 해임됐다. 대표자 다른 김모씨만 유일하게 2022년 12월 20일 사내이사로 취임한 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엔젤 관계자는 “그간 회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뿐만 아니라 다른 우호 지분을 모으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론 2대 주주가 어떤 방법을 쓴다 해도 최대주주가 되기 어려울 만큼의 회사 측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