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부인 박경아씨가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6호 바이아웃 펀드에 현재까지 약 7조원(50억달러)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매각) 펀드의 2차 클로징 결과를 발표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현재까지 약 7조원의 자금이 마감 및 확약됐다”며 “내년 1분기에 3차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같은 날 공개된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AVC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바이아웃 투자에서 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가 중요한 테마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거버넌스는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진 테마로 한국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며 “한국 정책입안자들은 일본 시장이 개방되면서 이뤄진 성과를 봤고, 사모펀드 붐은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를 겨냥한 사모펀드들의 활발한 투자로 일본의 전체 시스템은 투명하고 책임감 있으며 역동적으로 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향후 한국에서도 거버넌스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이아웃 거래가 많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가족 소유 기업이 많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 재벌의 경우 3세 또는 4세까지 소유하고 있다. 구조적인 장애물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은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시장보다 역동적인 경향이 있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변화의 동인(agent) 중 하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손잡고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승부는 MBK파트너스·영풍이 소집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초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