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인공지능(AI)의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AI 겨울이 올 가능성은 없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운용 1본부장은 22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열린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6일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 ETF를 소개했다. 이 상품은 지난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협업해 산출한 ‘미국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ASOX)’를 추종한다. 국내 운용사 중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만 이 지수를 활용한 ETF를 사용할 수 있는 독점 계약권을 얻었다.
반도체 산업은 과거와 달리 AI 반도체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2019년 반도체 산업 시가총액 각각 1위, 3위였던 삼성전자와 인텔은 올해 6위, 14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증가하지 않았고 인텔의 경우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26배가량 성장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ARM처럼 시가총액 순위 10위 내로 새롭게 편입된 AI 반도체 기업도 있다.
이번 ETF 상품은 AI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엔비디아가 22.2%, TSMC가 18.9%에 이른다. 이 본부장은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보다 설계(팹리스)에 집중하는 엔비디아와 설비(파운드리)에 집중하는 TSMC 같은 기업들이 유망할 것이라 내다봤다.
또 ARM과 케이던스 등 AI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보유한 설계자산(IP)·설계자동화(EDA)에도 적극 투자한다. AI와 관련성이 낮은 종목을 제외하는 이른바 레거시(구형) 반도체 종목을 제외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반도체 산업에서도 경기민감 종목을 제외하고 성장산업에만 집중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남기 미래에셋 ETF 운용부문 부사장은 이 상품이 반도체 관련 ETF를 선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부사장은 “1993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발표 이후 30여년 만에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 지수가 출시됐다”며 “2021년 4월 9일부터 올해 10월 31일까지 기준으로, 당시 상장한 TIGER 필라델피아 반도체나스닥과 KRX 반도체 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각각 94.1%, 마이너스(-)11.6%로 차이가 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본부장은 앞으로 AI 반도체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74년부터 1980년까지 AI 1차 겨울, 그리고 1987년부터 1993년까지 2차 겨울을 모두 지나 지금은 AI가 상용화됐다”며 “지난해부터 빅테크의 AI 투자가 본격화하고 AI 일상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시대도 AI 반도체 기업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1기 때 AI 이니셔티브가 2기 때도 비슷한 강도로 적용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소가 빅테크 AI 기업의 투자를 늘리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