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기관 ‘사자’에 힘입어 1%대 상승하며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한 점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코스닥 지수도 3% 가까이 오르며 시장 참여자를 기쁘게 했다. 알테오젠 등 코스닥 주요 종목의 강세 덕을 봤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10포인트(1.32%) 상승한 2534.34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0.91% 상승한 2524.11로 개장한 뒤 장 중 2541.76까지 오르며 254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이 각각 4529억원, 76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기관이 454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가 모처럼 시원하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39% 오른 5만7900원에 마감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 승인을 위해 서둘러 작업하고 있단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1.98% 주가가 올랐다.
HBM 선두주자 SK하이닉스는 잠재적 경쟁자 삼성전자의 등장 우려에 하락 출발했다. 그러나 투자심리 개선의 영향으로 장 중 상승 전환해 전 거래일보다 0.17% 상승한 17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셀트리온, NAVER 등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기아와 KB금융 등은 주가가 내렸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82포인트(2.93%) 오른 696.83으로 하루를 마쳤다. 강세로 하루를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장 중 698.51까지 오르며 7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51억원, 6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 홀로 1929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보다 3만9000원(13.36%) 상승한 3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테오젠이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알테오젠은 이달 11일 장중 45만55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각종 루머가 이어진 끝에 22일 종가 기준 29만2000원까지 추락한 바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4.80%, 4.37% 주가가 올랐다. HLB가 3.18%, 리가켐바이오와 엔켐이 각각 3.87%, 3.98% 상승하며 상승률에서 뒤를 이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삼천당제약도 주가가 올랐다. 이와 달리 휴젤과 클래시스 주가는 내렸다.
업종 중에선 여행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한 덕이란 분석이 나온다. 참좋은여행은 6.17% 상승 마감했는데, 장중 23.36% 뛴 61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모두투어는 1.76% 오른 1만410원에, 노랑풍선은 2.72% 오른 4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엔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에이텍과 에이텍모빌리티, 동신건설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가 개선됐고, 미국 재무장관으로 거시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소로스펀드 CIO(최고투자책임자) 출신 스콧 베센트가 지명되면서 자본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됐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대체로 상승세 나타났으며 업종별로 나타난 호재와 함께 반등 탄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해 다시 1400원대를 기록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오른 1402.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원 내린 1399.6원에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