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의료진이 최신형 4세대 다빈치 Xi 로봇을 이용해 암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조선대병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뉴스1

일부 보험사의 암주요치료비와 2대(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 치료비 특약 판매가 중단됐다. 금융 당국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치료비까지 보장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다. 앞으로 출시될 관련 상품의 보장 범위도 조정될 전망이다.

암주요치료비는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면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액형’과 지불한 치료비가 많아질수록 보상금액도 올라가는 ‘비례형’으로 나뉜다. 2대 주요치료비는 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 진단 후 수술·혈전용해치료·종합병원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 23일 암주요치료비와 2대 주요치료비 특약 판매를 중단했다. 동양생명도 전날 암주요치료비 판매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 회사들이 특약 판매를 중단한 배경에는 금감원의 경고가 있었다. 금감원은 이 상품들이 과잉진료를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두 회사의 비례형 암주요치료비는 급여·비급여 구분 없이 ‘모든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반면 타사 상품은 급여 항목에 대해선 모든 치료비를 보상하지만, 비급여는 수술·방사선·약물 치료만 보장된다. 비급여는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용이다.

흥국화재의 비례형 암주요치료비는 매년 300만~1억5000만원까지 10년 동안 최대 15억원을 보장해 업계에서 보장 범위가 가장 넓다. 정액형 암주요치료비도 경계성종양과 제자리암까지 보장하고, 다수 보험사가 보장하지 않는 호르몬 치료까지 보상된다. 동양생명 상품도 유사한 보장을 제공한다.

특히 흥국화재의 비례형 2대 주요치료비도 수술·혈전용해치료·종합병원 이상 중환자실 치료에만 한정된 타사 상품과 달리 급여·비급여 항목에 대한 모든 치료비를 보장한다. 보험금도 연간 최대 5000만원으로 2000만~3000만원 수준인 타사보다 더 많다.

금감원은 이 상품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다. 치료비는 진찰료나 검사비를 비롯해 약재비, 통원비, 이송비, 재활비 등을 모두 일컫는다. 비급여 항목까지 보장할 경우 필요 이상의 치료를 받거나, 더 비싼 치료를 선호하는 등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급여 항목의 경우 실손보험에서 80~90%까지 보장하기 때문에 중복 보상 가능성도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요치료비에 대한 말이 많을 것 같다”라며 “지금은 손해율이 낮아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신기술 치료가 많이 행해지기 때문에 무리한 치료까지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