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이나 미국 주식 등의 강세장이 눈길을 끌지만, 노후 준비 초점을 재테크에 맞춰서는 안 됩니다.”
김경필 한국머니트레이닝랩 대표는 22일 본지 인터뷰에서 “노후 준비 핵심은 은퇴 후에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아실현형 일자리를 찾는 것”이라며 “소규모 자금으로 투자하면서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본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장기적으로도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출신인 김 대표는 방송과 SNS(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월소득 6개월 치 이상 되는 차를 타지 말 것’, ‘연 소득 5% 이상을 여행 경비로 지출하지 말 것’ 등 소비 절제를 통한 자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돈쭐남(돈으로 혼쭐내는 남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 대표는 다음 달 20~21일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2일차에 ‘직장인의 진짜 노후 준비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최근 노후 준비한다고 재테크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
“재테크로 ‘대박’이 나면 당연 좋다. 하지만 시간만 쓰고 본전을 못 찾는 경우도 많다. 최근 코인 등이 단시간에 급등하기는 했지만, 닷컴 버블 시기를 생각해봐야 한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관련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1~2년 지수가 약 80% 빠졌다. 이 지수를 회복하는 데만 16년이 걸렸다. 노후엔 수입의 크기보다, 안정적으로 돈이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세컨드 라이프, 즉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0세 시대는 이미 왔다. 최소 70세까지는 일해야만 한다. 지금은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 일자리’를 갖고 있더라도, 은퇴하고 나서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자아실현형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
“2030세대는 일터에서 자리 잡는 게 노후 준비다. 40대 초반부터 두 번째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이게 돈이 될까’라는 생각보다는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유튜브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지금은 70대, 80대 분들도 유튜브를 많이 본다.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누구보다 잘 공급할 수 있다.”
-노후에는 얼마나 필요할까.
“먼저 현재 순 생활비를 구해봐라. 월 지출에서 교육비와 대출이자를 합친 것을 빼고, 1.5~2배를 하면 된다. 노후엔 여유 시간이 늘기 때문에 생활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노후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소득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집에 수도꼭지가 하나만 있다면, 그 수도꼭지가 망가지면 물을 못 쓰게 된다. 소득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선 최소 4개의 파이프라인(원천)이 필요하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자아실현형 일자리를 통한 수익, 임대소득이다. 임대소득은 주택연금을 활용하거나, 내 집을 월세로 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서울 집이 있다면 월세를 주고, 나는 주거지를 외곽으로 이동하면 그 차액만큼 현금 흐름이 나오게 된다. 여기에 더해 투자·배당소득 등 다섯 번째 파이프라인이 있으면 좋다.”
-그래도 투자를 해보려고 한다면.
“자산 양극화를 이해하고 사이클에 맞춘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 서울과 비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차이를 보면, 경기가 하락할 때 벌어지고 경기가 상승하면 좁아진다. 이러한 시기를 활용해 격차가 좁아질 때 갈아타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는 항상 떨어지는 자산에 관심을 두는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올라가는 자산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할까.
“부동산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이 아니라 가격이다. 서울 강북이라도 싸게 사면 성공이고, 강남이라도 비싸게 사면 실패다. 지금 부자들은 아파트를 사지 않고 상가 같은 외면받는 자산에 투자한다. 경매로 나온 상가나 공실 위험이 있는 자산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