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떼어 내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는 내용의 분할합병안을 주주총회 안건을 상정한 가운데,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두산에너빌리티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했다.
ISS는 이번 분할합병안을 두고 지배 주주와 일반 주주 간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ISS는 “이해상충이 소수 주주를 희생시키면서 얻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경제적 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ISS는 또 “(분할합병가액 산정을 위해) 외부 평가기관을 거쳤지만, (지배 주주와 소수 주주 간) 이해관계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검토도 거치지 않았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원전(SMR) 등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두산로보틱스의 모션 자동화 기술과 두산밥캣의 산업용 장비 제조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ISS는 다만 장점에 비해 “분할합병 거래를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단순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부채를 줄이는 방법도 있는 만큼 최선의 방안은 아니라는 게 ISS의 시각이다.
ISS는 그러면서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도 불리하다”며 “(분할합병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