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로이터

내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해 보편 관세 공약을 시행한다면, 현대·기아차의 상각 전 영업이익이 19%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0일 보고서를 내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2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EBITDA가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10~20%의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까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세는 한 나라가 외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핵심 무역 정책 수단으로 꼽힌다. 관세는 수입차 가격을 올려, 미국 시장에서 외국산 자동차의 판매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관세 정책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다. 보고서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멕시코·캐나다 관세’ 등의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이 경우에 대해 “현대·기아차의 EBITDA는 2% 미만의 영향을 받고,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모델이 적기 때문이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 볼보자동차, 재규어랜드로버(JLR), 스텔란티스의 경우 2025년 EBITDA의 20%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10~20% 정도의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