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 대부분이 이미 모회사가 상장된 중복 상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LG CNS와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 4곳이다.

이 중 달바글로벌을 제외한 3곳은 모두 이미 모회사가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다. LG CNS의 최대주주는 50% 지분을 보유한 ㈜LG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46%를 가진 롯데지주다. DN솔루션즈의 최대주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지엠티홀딩스인데, 지엠티홀딩스는 상장사인 DN오토모티브가 100% 지배하고 있다.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며 IPO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SK엔무브도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이다.

이미 국내 증시의 중복 상장 비율은 18%로 주요 국가 주식시장과 비교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중복 상장 비율(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전체 시가총액)은 18.43%로, 미국(0.35%)과 중국(1.98%), 일본(4.38%), 대만(3.18%)에 비해 크게 높았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이 두 번 집계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유통시장에서 평가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스탠더드는 상장사가 중복 상장을 제거해 주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