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M&S.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일 16시 5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광물자원공사 시절 한·일 합작으로 설립한 중국 희토류 법인과 몰리브덴 생산기업 세아M&S 매각에 실패했다. 두 법인 모두 경영권 지분이 아닌 데다 사실상 전략적 투자자(SI)의 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구조라 원매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이 진행한 중국 희토류 생산법인 서안맥슨신재료 유한공사와 세아M&S 지분 매각 시도가 불발됐다. 최근 진행된 본입찰에 단 한 곳의 원매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해광업공단은 서안맥슨과 세아M&S 보유 지분 각각 49%, 14.69%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이번 지분 매각 절차를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입찰) 구조로 설계할 만큼 성사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해 본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매각 측은 예정가격 이상의 입찰가를 제시한 2인 이상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려 가장 유리한 매매 조건을 제시한 곳을 인수자로 선정할 계획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초부터 두 법인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서안맥슨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중국에 위치한 만큼 국내 기업이 소수 지분을 인수할 유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의 총량을 규제하고, 각 기업이 생산한 희토류 제품의 추적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조례를 발표했다.

세아M&S는 기존 주주인 세아홀딩스(지분율 83.92%)와의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동종업계의 지분 인수를 금지하면서 SI의 참여가 불가능했다. 당장 기업공개(IPO) 등 단기간 내에 엑시트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 지분이 아닌 소수 지분을 인수할 재무적 투자자(FI)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두 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서안맥슨과 세아M&S의 최대주주인 서준기업과 세아홀딩스는 광해광업공단 보유 지분을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우선매수권 행사 대신 세아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세아기술투자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주주 간 협약에는 ‘세아홀딩스가 매수를 주선해 매수 통지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서준기업은 굳이 광해광업공단 지분을 인수할 필요가 없지만, 세아M&S는 유동자산만 약 4500억원 달하고 매출액도 1조원에 가까운 만큼 세아그룹이 지분을 인수한 뒤 배당을 통한 자금 회수를 노릴 수 있다”며 “다만 광해광업공단이 매각가를 장부가 수준으로 할인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홀딩스는 세아M&S의 장부가액을 294억원으로 책정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자본잠식 규모가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매각 측은 일단 서안맥슨의 일반 입찰을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수의 계약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아M&S의 경우 이미 수의 계약으로 전환해 원매자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에도 매각에 실패하면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해 기존 주주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