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로 금융 부문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한 번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7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외환·금융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최 부총리는 “실물경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경제·금융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수출에도 차질이 없도록 관계 기관과 함께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상징후를 탐지할 경우 관계 기관과 동조해 필요한 모든 안정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다.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한때 1440원대를 넘어섰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 ‘매튜스 코리아 액티브 ETF’ 등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는 장 중 6~7%대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정상 개장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빠져나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불확실성 확대에 약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 낙폭을 줄여갔지만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약세를 유지한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00억원 넘게 순매도를 했다. 지난 3일 외국인이 564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정반대 행보다.
이 때문에 비상계엄으로 금융시장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한 번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광해 전 국제통화기금 대리이사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이 선진국 시장이라고 생각했던 외국인에게 불안정한 면이 있다는 측면에서 악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투자 측면에서 주저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