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일 장이 열리자마자 24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640대까지 밀렸다. 지난 주말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가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9시 1분 2388.39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39.77포인트(1.64%) 하락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이 74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41억원, 212억원 매수 우위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부분 종목이 부진하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06포인트(2.28%) 내린 646.27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이 263억원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204억원, 69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리가켐바이오 등의 주식은 전장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중에선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만 표결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른 시일 내에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해 오는 14일 다시 표결에 들어갈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기준 코스피지수 2300선 안팎을 바닥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부담이 추가로 늘었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가 하향 조정되면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2004년과 2016년 탄핵 사태도 지나고 보면 해소되는 불확실성이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 증시가 디레이팅(De-Rating·평가 가치 하락)되는 것이 아니라면 저점으로 2250을 제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