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F 순자산총액은 165조8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 100조원을 돌파한 지 1년 5개월 만에 65%나 불었다. 2002년 ETF가 도입된 이래 최대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10년 전 172개였던 ETF 종목은 지난달 929개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적은 돈으로 여러 자산에 다양하게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이점 등이 ETF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오는 20~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5 조선일보 재테크 박람회’는 마음 편한 ETF 투자 전략을 알려줄 전문가 2명을 초대한다. 타임폴리오운용의 김남호 펀드매니저와 김효식 삼성액티브운용 운용2팀장이 ‘내년 ETF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두 사람이 운용한 액티브 ETF는 지지부진했던 올해 주식시장 분위기에도 큰 수익률을 거뒀다. 그만큼 투자 ‘촉’이 좋다는 뜻이다. ‘여의도 황금손’이란 별명도 붙었다.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하면 두 사람의 세미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종잣돈 규모별 월 배당 포트폴리오 제시
김남호 타임폴리오운용 펀드매니저(부장)가 운용한 타임폴리오운용의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지난 6월 1% 보너스 배당을 지급했다. 매달 원금의 0.5%씩, 연 6% 배당을 내건 상품인데, 배당 재원이 많이 쌓여 보너스 배당까지 추가로 지급한 것이다. 시황이 좋지 않았던 국내 증시에 투자해 약 2년 동안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의 2배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다만 김 매니저는 내년엔 국내 증시 투자에 신중할 것을 권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지속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 매니저는 내년을 이끌 투자 테마로 ‘AI(인공지능)’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전력 인프라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AI 열풍과 전력 기기, 데이터센터의 증가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격’이라 할 만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인프라 산업에 대규모 자금 집행을 한 바 있다”며 “트럼프 2.0 시대에도 전력 기기, 인프라 산업 나아가 원전 사업을 하는 회사들까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미 많이 오른 종목들이 상당하지만, 내년까지 계속 좋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김 매니저는 재테크 박람회에서 요즘 유행하는 ‘월 배당’ ETF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월 배당 ETF는 고령화 시대, 안정적인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힌다. 1000만원, 1억원, 10억원 등 투자 금액별 맞춤형 ETF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도 공개한다.
◇넥스트 엔비디아는 ‘美 에너지 산업’
김효식 삼성액티브운용 운용2팀장이 운영하는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ETF’는 최근 3년간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기초 지수 수익률(-5%)을 크게 앞서 화제가 됐다.
김 팀장 역시 내년 유망 투자 지역으로 미국을 꼽았다. 그는 “내년에도 한국 증시의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미국 주식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열풍 속 전력 수요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에너지 산업을 주목했다.
예컨대, 에너지 기업 GE베르노바(GEV)는 이 같은 기대감에 지난 4월 분할 상장 이후 100% 넘게 올랐다. 김 팀장은 “PER(주가수익비율)이 40~50배 정도 되지만 이익 성장세를 감안하면 내년까지 주가가 최소 2배는 더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버블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정책이 이어지는 한, 미국의 주류 산업인 AI나 전력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는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12월에 예산안 관련 이슈로 미국 증시가 약간 조정받을 수는 있지만, 과거에도 정부 셧다운 이후 한두 달 안에 전고점을 회복하는 탄력성을 보였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우려할 사항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