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로 흔들렸던 국내 주식시장이 낙폭을 회복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 소추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덜어내면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 13일 각각 2494.46, 693.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1월 말보다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12·3 계엄 사태 직전 수준도 웃돌았다.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지난 7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기간이었던 2021년 7~11월 이후 가장 긴 하락 국면이다. 이달까지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2000년 IT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번째로 6개월 연속 하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최장기간 연속 하락 시기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6~12월까지 7개월간이다.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출렁였던 시장 분위기는 일단 최악은 지났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평가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기관이 적극적으로 순매수에 나서며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드대란’ 후폭풍을 겪었던 2004년 5개월 연속 하락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인상 우려 영향에 더해 카드대란 여파로 차별적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사태 해결과 함께 중국 경기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도 국내 내수 불안과 자체 동력 부재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차별적 약세를 보여왔다”며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지고 정책 드라이브가 강화하면서 특히 미국 외 국가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업종을 주목하라는 조언도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면서 외국인이 다시 사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강도가 컸던 업종으로는 은행(0.6%) 소매·유통(0.29%), 보험(0.16%), 증권(0.13%) 등이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코스피지수 대비 주가 낙폭도 컸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도 외국인 수급 유출이 강했지만, 주가는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준으로 반등했다”며 “이번 주부터는 외국인 수급 유출과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반작용(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