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링크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17시 2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이었을 때 수행비서였던 백종선씨가 2022년 6월 12일 친명계 의원을 비판한 윤영찬 의원의 페이스북에 "나중에 ○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페이스북 캡처

정보통신 장비 기업 다보링크가 주가를 띄우고자 수차례 테마주 편승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보링크는 지난 8~11월 하이브와 갈등을 벌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과 손을 잡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이를 소문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윗쪽)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뉴스1

뒤이어 이차전지 회사로의 전환 및 회사 매각을 시도했다가 곧바로 실패했고, 그 다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를 영입, 정치테마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모회사인 테라사이언스가 다보링크를 높은 몸값에 매각하기 위해 주가를 띄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라사이언스가 아닌 다른 세력이 붙어 있다는 소문도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희진 전 대표 관련주로 주가가 급등락했던 다보링크가 이번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요동쳤다. 다보링크는 지난 10일 이재명 대표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백종선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시를 올렸다. 백 사외이사는 성남시청 행정지원과를 거쳐 피앤씨에이에서 감사를 지낸 바 있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이 대표 테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보링크 주가는 치솟았다. 소식이 알려진 12월 10과 11일 이틀 만에 다보링크 주가는 종가 기준 28.1% 상승했다. 특히 11일엔 장 중 2355원까지 치솟아 가격제한폭(2360원)에 가깝게 올랐다.

다만 자세히 뜯어보면 백 이사는 이 대표의 측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낸 전후로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인물에게 욕설·협박을 하는 등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결국 이재명 대표는 “백씨는 현재 이 의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매우 난감하다”고 밝혔다. 백 이사도 “예전 제 과오로 인해 이 의원님(이재명 대표)께 큰 폐해를 드려 연락도 한 번 못 하고 지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요즘 이재명 대표와 성남시청, 경기도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인물을 영입하고자 하는 코스닥기업들의 ‘노오력’이 엄청나다고 들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라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조심해서 움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보링크 외에도 미코바이오메드가 지난 4일 이재명 대표와 일했던 정현철 민주당 경기도당 경제자유구역특별위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다보링크는 무선공유기(AP) 등을 개발하는 정보통신 장비 기업이다. 상장사 다보링크 기업 정보를 보면 2019년 설립됐다고 나오는데 이는 다보링크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했기 때문으로, 실제로는 2000년 설립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753억원, 영업손실 9억원이다.

다보링크가 화제가 된 건 지난달 5일 민 전 대표가 직접 “누군가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거나 누군가와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밝히면서다.

민 전 대표가 언급한 회사가 바로 다보링크다. 다보링크는 지난 10월 2일, 주주총회 소집 결의 정정 공시를 통해 걸그룹 뉴진스 멤버 혜인의 큰아버지 이 모 H사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다보링크가 민 전 대표와 뉴진스 영입설을 흘린 건 8월부터로 추정된다. 당시 1000원대였던 다보링크 주가는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11월 4일 한때 308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민 전 대표가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5일,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후 실제로도 다보링크는 모든 계획을 접었는지 이 모 회장 이사 선임안은 11월 7일 정정공시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 21일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실리콘 음극재 전문가인 박성규 후보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고 했으나, 박 후보자를 포함한 모든 사내이사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회사 매각 건과 맞물려 이사 선임할 예정이었는데 매각이 무산돼 사내이사 선임 또한 부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도 주가가 요동치자 한국거래소는 공시를 요구했다. 다보링크 측은 “신규 이사진을 선임하고 유상증자 납입을 통해 신규 사업을 추진, 신규 투자를 통한 공급계약을 추진하고자 했다”면서 “그러나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더 이상 신규이사 선임과 연계된 신규사업 및 공급계약 등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모회사인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기업 테라사이언스가 임원들의 횡령·배임 논란 속에 자회사를 매각하며 자산을 정리하기 위함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테라사이언스는 올해 초부터 십여 차례 다보링크 지분 매각을 시도해 왔다.

테라사이언스는 리튬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폭락 후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현재 테라사이언스 경영진은 최대 주주인 권순백 대표, 그리고 권 대표를 지지하는 소액주주연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은 테라사이언스가 현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등으로 인해 거래 정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라사이언스는 현재 주가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상태다. (관련 기사☞ 주가 7000원 찍던 이 기업, 1년 만에 주당 139원에 유상증자... 주주들 분통터지는 사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