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화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교수가 일본의 '엔딩 서비스'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 캡처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는 고속 성장하는 일본의 ‘엔딩 서비스’ 시장을 다뤘다. 슈카쓰(終活·종활)라고도 하는 이 인생 마무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조엔(약 18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인과 자기 자신에게 폐 끼치지 않으면서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찍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신미화 교수에 따르면 요즘 일본에선 자기 취향을 반영한 관 꾸미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평소 좋아하던 산, 꽃 등을 인쇄한 천을 관에 둘러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죽음은 슬픈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치러 화제가 된 ‘생전 장례식’이 대표적이다. 건강할 때 장례식을 열어 가까운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방식이다. ‘파티’처럼 웃고 떠들며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신 교수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생전 장례식을 하면 실제 사후엔 장례식을 생략한다”고 했다.

‘무덤 친구’ 만들기도 요즘 유행하고 있다. 합장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매년 2~3회 모여 식사하거나 술자리를 갖는다. 굳이 가족과 함께 묻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이 없는 싱글이 주로 참여한다. 일부는 저렴한 비용 및 사후 관리의 편리함 때문에 이런 합장묘를 선택하기도 한다.

아울러 일본에선 최근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양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18년 1049건이었던 해양장 건수는 2023년 2611건이 돼 2.5배로 증가했다. 신 교수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남은 이들의 관리 부담이 작은 해양장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했다. 해양장을 포함해 납골장, 수목장 등 장례 방식을 둘러볼 수 있는 일일 버스 투어 상품도 인기다. 투어에 참여해 본 신 교수는 “50~60대가 가장 많았는데 마치 소풍을 떠나듯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이처럼 ‘엔딩’과 관련된 선택지가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