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인베스트먼트 CI.
패스트파이브가 운영하는 공유오피스 건물. /패스트파이브 제공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6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캐피털(VC) TS인베스트먼트가 공유오피스 운영사 패스트파이브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투자 3년 만인 2020년 상장 실패로 회수 길이 막혔고, 여전히 증시 입성은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패스트파이브 투자 재원이 됐던 M&A펀드는 청산 시점마저 도래했다.

18일 VC업계에 따르면 TS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패스트파이브 지분 매각 방침을 확정했다. 패스트파이브가 내년 초로 예정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 유치에 발맞춰 ‘티에스2015-9 성장전략 M&A투자조합’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 8.3% 전량 매각을 예정했다.

패스트파이브는 TS인베스트먼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15년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처음 형성된 후 빠르게 시장이 커지자, 점포 수 기준 시장 1위였던 패스트파이브로 55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펀드 만기가 도래하도록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했다.

앞서 2020년 TS인베스트먼트는 한 차례 투자금 회수를 추진했다. 패스트파이브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면서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좌절했다.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TS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초부터 패스트파이브 주식을 보통주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하기 전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RCPS의 장점으로 꼽히는 전환가 조정, 상환 요구 권리 등도 모두 잃었다.

앞서 시장에선 TS인베스트먼트가 패스트파이브 상장 후 회수를 다시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월 말 TS인베스트먼트가 2015-9 성장전략 M&A 투자조합 조합총회를 열고 올해로 예정됐던 청산 기한을 내년 10월로 미루고 나섰기 때문이다.

TS인베스트먼트는 패스트파이브의 내년 중 상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파산하면서 부동산 자산 위기 우려가 커졌고, 패스트파이브의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패스트파이브는 작년 50억원 적자를 냈다.

패스트파이브의 자회사 데이원컴퍼니가 상장을 추진 중인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데이원컴퍼니는 패스트파이브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자회사로, 현재 코스닥시장 상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연내 상장을 추진했지만, 공모주 시장 침체에 상장을 연기했다.

한편 TS인베스트먼트는 구주 매각으로 일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 약 400억원 기업가치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면서다. 2020년 패스트파이브가 5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만 해도 3300억원으로 파악됐다. 다만 내년 프리IPO 때는 이 정도 몸값은 인정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위워크 파산 등으로 공유오피스 운영사 기업가치가 낮아지긴 했지만, 국내 공유오피스는 비교적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기대수익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패스트파이브 지분 매각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