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내년 금리 인하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에 달러 가치가 치솟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450원을 돌파했다.

파월 의장은 18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4.25~4.5%로 결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기준 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내렸다”면서 “우리는 (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매우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치 못하게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금리 인하를 보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오늘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 금리 조정의 ‘폭(extent)’과 ‘시기(timing)’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도 했다.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할 때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그래픽=백형선

실제 연준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 금리가 지금보다 0.25%포인트씩 2차례 내린 수준인 연 3.9%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전망(4차례)보다 금리 인하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내년 초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연준의 갈등을 예고한다는 시각도 있다.

파월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론에 주요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 인덱스는 106 선에서 108로 뛰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9일 16.4원 오른 1451.9원에 마감했다. 원화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 3대 지수인 다우평균(-2.58%), S&P500(-2.95%), 나스닥(-3.56%)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기업 30개를 모은 다우평균은 10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74년 10월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다. 이날 코스피(-1.95%)와 코스닥(-1.89%), 일본 닛케이평균(-0.69%) 등 아시아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