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갖고 있는 한국의 부자는 전체 인구의 0.9%쯤 되지만, 이들이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59%를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는 약 46만 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9%에 불과하다”면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2826조원으로,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5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통상 부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제외하고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하는데, 연구소도 같은 기준을 썼다.
한국 부자 숫자는 2023년(45만6000명)보다 1%(5000명) 증가한 데 그쳤다. 연구소가 부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은 2.9% 증가했다. 보고서는 부자의 금융자산 증가 이유를 2022년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고꾸라졌던 코스피가 작년에 19% 가까이 급등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산을 전년 말 기준으로 따졌기 때문에, 올해 코스피가 9% 가까이 떨어진 것은 반영하지 못했다.
부자들이 자산 관리를 위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여전히 부동산이었다. 국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40%였고, 금과 보석 등 실물 투자는 34%로 2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유망 투자처로는 단기적으로는 주식(35.5%)과 금·보석(33.5%), 중장기적으로는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이라고 부자들은 답했다.
한국 부자 중 60.8%가 상속 또는 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상속형 부자’였다. 상속이나 증여로 물려받는 자산은 ‘현금·예적금(53.9%)’, ‘거주용 부동산(44.0%)’, ‘거주용 외 부동산(35.4%)’, ‘금이나 보석 등 현물자산(22.6%)’ 등이었다.
보고서는 “고령화 심화와 고령자 사망 증가, 미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상속과 증여가 늘고 있다”며 “부자의 절반 이상이 ‘향후 상속이나 증여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앞으로도 부자의 상속과 증여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