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954만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8~74년생)가 은퇴 연령에 진입한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준비가 빠듯해 재정적으로 위태롭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연금통계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 이상 연금을 수급하지만, 월평균 금액은 65만원에 불과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연금 생활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24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공개된 은퇴스쿨 영상에서는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신미화 교수와 함께 일본의 연금생활을 살펴봤다.

◇일본의 공적연금 제도

일본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만8000엔(약 61만원)으로 금액이 많진 않다. 물론 부부의 직업, 근무기간에 따라 실제 수급액은 다르다. 신 교수는 “남편이 회사원, 부인이 전업주부인 경우 월평균 23만엔(약 207만원), 맞벌이 부부의 경우 29만엔(약 260만원)으로 어느 정도 충분하지만, 자영업 부부는 약 13만6000엔(약 122만원)으로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일본의 공적연금제도를 나타낸 표. /은퇴스쿨 캡처

일본의 공적연금제도는 2층 구조로 돼있다. 신 교수는 “1층은 국민연금이라고 노령기초연금에 해당하는데 직장인과 자영업자, 프리랜서, 공무원, 전업주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와 다른 점은 ‘후생연금’이다. 신 교수는 “회사원과 공무원은 2층인 후생연금이 추가된다”고 했다. 부부가 둘다 일하거나 한명이 오래 일한 직장인이라면 연금으로 어느 정도 생활비가 확보되지만, 자영업자는 연금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소득별 연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 우리나라는 공무원, 사학연금액이 풍족한 편이다. 신 교수는 “한국에서 정년퇴직한 대학 교수 친구에게 물어보니 월 평균 430만원을, 41년간 초등교사로 일한 지인은 월평균 365만원을 받는다더라”며 “부부 교수의 경우 월평균 70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일본에서 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지인은 월평균 22만엔(약 198만원)을, 일본 대학교수 지인은 월평균 255만원을 받는다”며 “일본에서는 일반 연금과 특수 직역 연금 간 차이가 거의 없다”고 했다.

◇70세에도 현역 “일하는 게 행복해”

일본에서 정년 후에도 일하는 사람들의 연령대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 /은퇴스쿨 캡처

일본도 연금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렵다 보니 70세가 넘어도 일하는 사람이 많다. 신 교수는 일본 민간 연구기관인 ‘리쿠르트웍스연구소’에서 일하는 사카모토 타카시(坂本貴志)가 쓴 책 ‘진짜 정년후(ほんとうの定年後)’를 소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일본 70세 남성의 45.7%가 일한다. 신 교수는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65세에서 69세의 52%(383만명)가 일하고, 70~74세가 34%(303만명), 75세 이상 11.4%(228만명)가 일한다”며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했다.

재밌는 점은 고령자 60%가 일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신 교수는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서 괴롭게 일을 한다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3~4일 작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며 “젊을 때처럼 중책을 맡아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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