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올해 해외주식 매매로 총 3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내년에 약 600만원 가량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손실 중인 주식이 있다면 절세가 가능할 수도 있어요. 도움을 드릴까요?”
요즘 증권사 VIP 고객들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PB(금융 전문가)들의 안내 전화를 받고 있다. 해외주식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데,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거래 내역을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추가 매매를 한다면 서두르기 위해서다.
✅年 250만원씩 차익 실현 유리
해외주식 양도세는 인당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후에 22%(지방세 포함)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차익 250만원까지는 내야 할 세금이 없다.
환율은 실제 환전일과 상관없고, 매도∙매수 결제일의 기준 환율이 적용된다. 요즘처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까지 높아져서 환차익이 생겼다면, 전부 양도차익에 포함되어 과세된다.
올해 해외주식에서 실현한 수익이 250만원을 초과해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까 걱정된다면, 12월 말까지 평가손실 중인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은 이익과 손해를 모두 고려하는 손익 통산 방식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해외주식을 팔아서 1000만원 차익이 생겼다면, 내년 5월에 양도소득세로 165만원 가량 내야 한다. 하지만 연말까지 손실 중인 해외주식을 매도해 600만원 손해를 본다면, 최종 수익은 400만원(1000만원-600만원)이 된다. 내년에 내야 할 양도세는 400만원에서 기본공제(250만원)를 뺀 150만원의 22%인 33만원이다.
양도세 절감 목적에서 해외주식 절세 매매를 진행한다면, 투자하는 나라의 결제일을 꼭 확인해야 한다. 나라별로 결제일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결제 가능한 마지막 거래일은 일본·베트남 12월 26일, 미국·싱가포르·대만 12월 27일, 중국 12월 30일 등이다.
✅年 100만원 넘으면 인적공제 탈락
기본공제 250만원은 해외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1년마다 주어지는 비과세 한도다. 1년 단위인 비과세 한도를 놓치기 아까울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250만원 비과세 혜택을 챙기려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서 수익을 실현한 뒤 되사기도 한다.
하지만 미성년자나 전업주부의 경우, 양도소득금액이 100만원 넘게 발생하면 연말정산에서 생각지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미성년자나 전업주부가 해외주식 투자로 양도소득금액이 100만원 넘게 생기면, 연말정산의 부양가족 인적공제에서 제외된다. 인적공제는 배우자나 부양가족의 종합∙양도∙퇴직소득금액 합계가 연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적공제 대상자에서 제외되면 1인당 1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또 신용카드 소득공제, 보험료∙교육비 세액공제 등도 빠진다.
지금까지는 부양가족 소득이 초과되었는지 아닌지 여부를 알기 힘들어서 과다 공제를 받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국세청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내년 1월부터는 소득이 초과되어 자격 미달인 가족은 ‘소득 초과’로 표시되어 부양가족 공제를 받을 수 없고, 연말정산 관련 자료도 제공하지 않는다(위 그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