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5포인트(0.44%) 하락한 2429.67, 코스닥 지수는 4.47포인트(0.66%) 하락한 675.64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7.1원 오른 1463.5원을 기록했다. /뉴스1

전 세계 주식 시장이 미국발(發) 산타랠리에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주식 시장만 산타랠리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타랠리는 성탄절 전후 시작해서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주가 강세 현상을 가리킨다. 연말연시에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기업 실적 상승 기대가 커지고, 연말 보너스로 주식 시장에 유동성(돈)이 늘면서 주가도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26일 코스피는 0.44% 내린 2429.67에, 코스닥은 0.66% 떨어진 675.64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24일에 이어 26일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0.37% 오른 2449.52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을 밝히고 야권이 반발하는 등 정치 갈등이 부각되자 낙폭이 커졌다. 기관투자자가 1203억원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음)했지만, 개인이 2462억원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장 막판 169억원 매수 우위로 전환했지만 지수 방향을 바꿀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외국인이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로 전환해 1.47% 내렸다. 이날 코스피 거래 대금은 6조818억원으로 13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주식 시장은 산타랠리를 즐기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은 1.12% 오른 3만9568.06, 대만 자취안 지수는 0.12% 오른 2만3246.94를 기록했다. 성탄절에도 거래를 한 일본 닛케이평균은 24일부터 사흘 연속 상승세이고, 역시 성탄절에 문을 연 대만 자취안 지수는 지난 20일부터 연속 상승세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0.14% 오른 3398.08로 마감했다.

앞서 지난 24일 미국 3대 지수인 다우평균(0.91%), S&P500(1.10%), 나스닥(1.35%)이 모두 올라 산타랠리의 문을 열였다. 이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 지수인 영국 FTSE(0.42%), 프랑스 CAC(0.14%)도 올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과 높아진 환율 부담에 미국의 산타랠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상승 동력이 없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