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년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한은 총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금융감독원도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금감원이 사전 배포한 행사 원고에는 없던 내용으로, 이 원장이 현장에서 추가한 것이다.

전날 이창용 총재가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에게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한 상황에서, 이복현 원장이 최 권한대행 지지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창용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맞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외부에 ‘우리 경제는 정치와 분리돼서 간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라.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큰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최 권한대행에 힘을 실었었다.

이복현 원장은 이어 “금융시장 안정, 가계 부채 관리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서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통하는 인물이다. 금융권 관련 경험이 사실상 없지만 현 정부 들어 금융감독원장에 파격 임명됐다. 금융권의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금융권의 최고 실세 역할을 해 ‘월권’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낫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권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입장에서 왜 논란이 될 만한 말을 공개적으로 보태는지 의아하다는 곱지 않은 평가가 많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며 “우리 경제가 정치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행은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대신 읽은 신년사를 통해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우리 금융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시장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물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우리 경제·금융의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