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오토살롱위크'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뉴스1

미국 대표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지난주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간밤 테슬라의 연간 차량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소식에 실적 우려가 커지며 주가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테슬라는 테슬라다. 이 시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생기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당장 주식을 사기 불안하다면 이달 말 발표되는 테슬라의 2024년 4분기 실적과 함께 미국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까지 챙긴 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간밤 테슬라 주가는 연간 차량 인도량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장 중 7% 넘게 급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연간 178만9226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연간 인도량(180만8581)보다 1만9355대 감소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인 18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대해 ‘주가 고점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테슬라 주가는 두 달 만에 242.84달러에서 12월 31일 403.84달러로 66.3%나 급등했다. 부진한 전기차 시장 업황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미 당선인의 친밀한 관계로 인해 테슬라는 ‘트럼프 수혜주’로 묶이며 짧은 기간 빠르게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12월 말부터 트럼프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이 슬슬 빠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들어 2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6억6195만달러(약 9750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를 지켰지만, 이번 주(2024년 12월 30일~2025년 1월 2일)에는 2476만달러(약 365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차량 인도량 증가세까지 꺾이면서 주가 하락세가 더 가팔라진 것이다. 최근 5거래일간 테슬라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테슬라의 주가 약세가 단기적인 조정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저가형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가 예상되는 등 상승 동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매체 배런스는 “전기차 인도량 수치가 중요하긴 하지만, 투자자들은 저가형 자동차와 로보택시 서비스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주가 흐름을 더 확실히 파악하고 투자하고 싶다면 이달 말 열리는 테슬라의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실적, 신사업에 대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테슬라는 한국시각으로 이달 30일 오전 7시 30분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발표되는 다른 주요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골드만삭스 등이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주들의 실적이 긍정적이라면 테슬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고, 반대로 다른 기술주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못하다면 테슬라 주가 역시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고, 연초 시장 기대감도 증시에 다 반영되기 때문에 테슬라 주가 방향성도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