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상장사들의 성적표가 3개월 전보다 약 16.5%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관한 투자 심리가 다시 한 번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는 8조4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에 기록한 2조8247억원 대비 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지만, 단순 증가 폭과 별개로 눈높이가 6개월 전보다 30% 이상 낮아진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오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일주일간 컨센서스 하향 폭이 7%를 웃도는 등 실적 전망 및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범위를 코스피 전체로 넓혀봐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3일 기준 증권사 3개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10곳의 총 영업이익은 39조6531억원이다.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합 19조7942억원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지만, 비교군이 있는 87개 종목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이 16.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적 하향 조정이 상당 기간 이뤄지면서 조정폭이 안정되고 있는 데다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나면서 증시의 실적 민감도는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2월 수출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를 보인 데다 이익 추정치 하향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 있고, 에너지·유틸리티·조선·증권·헬스케어 등의 업종은 소폭이나마 상향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반도체 업황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은 여전히 하향 압력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시총 초대형 업종인 반도체 업종에서의 하향 영향이 크고, 여타 업종에서는 실적 반등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