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았던 금값이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며 투자자들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 통장, 실물 금, 금 ETF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산을 분산하며 금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투자 방법마다 세제 혜택과 비용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 전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1년 새 30% 오른 금값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금 가격은 온스당 2654.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인 2024년 1월 4일(2050달러)과 비교하면 약 30% 오른 것이다.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정책이 꼽힌다. 금리는 금과 같은 무이자 자산의 투자 매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과 같은 금리 연계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지며, 이에 따라 금과 같은 대체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 다각화를 위해 금 매입을 지속하는 점, 그리고 지정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도 금값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 투자 방법에는 어떤 것이
‘금테크(금+재테크)’를 고민하는 투자자는 다양한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먼저 금 통장은 은행 예금처럼 금 현물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간편하게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투자자가 금 통장에 돈을 넣으면 은행이 국제 금 시세에 맞춰 금을 구매해 계좌에 적립해 준다. 다만 금을 매도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경우 매매 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금으로 실물 인출 시에는 부가가치세 10%가 붙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금 통장 외에도 은행이나 금은방에서 금괴 등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도 있다. 실물 금은 값이 올라도 매매 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아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10%와 1kg당 약 5%에 이르는 판매 수수료 등 초기 비용이 상당히 높은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실물 보관에 따른 안전 문제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금 ETF(상장지수펀드)는 증권사 HTS 등을 통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금 투자 방식이다. 금 ETF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의 편의성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ETF는 금값을 100% 추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 금융 상품과 마찬가지로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는 점이 투자 수익률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KRX 금 시장에서 금 현물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증권사 앱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금 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처럼 1g 단위로 금을 직접 사고파는 방식이다. 양도소득세, 금융소득세 등을 내지 않아서 절세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의 온라인 수수료인 0.3% 정도다.
◇월가 “내년 금값 3000달러까지”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대형 투자은행 JP모건,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은 2025년 금 시장 전망에서 금값 최고치를 온스당 3000달러로 예상했다.
나타냐 카네바 JP모건 글로벌원자재전략 수석은 “금은 위험을 회피하기에 좋은 자산”이라고 했다. 그레그 쉬러 JP모건 전략가는 “금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산업 측면의 부담을 지니고 있지 않아 무역 갈등 충격으로 가격이 내려갈 위험이 작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사한 금융·귀금속 업계 관계자들의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연말까지 온스당 약 2795달러였다. FT는 “자산을 다각화하고자 하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지속해서 금을 매입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간의 금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으며, 비트코인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미국 달러 가치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높아지는 강달러도 금값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금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