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기존 21%에서 15%로 인하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투자 수익률이 약 4%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시장 전망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라자드는 1848년 설립된 금융 자문 및 자산관리 회사다. 자회사 라자드자산운용은 현재 18개국에서 2476억달러(약 330조원)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자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세제개편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작지만,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라자드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와 금융 서비스 분야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규제 완화와 탐사·생산 확대가 공급 증가로 이어지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 요건 강화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권한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라자드는 관세 정책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에 60%의 관세와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대 1%포인트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1%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라자드는 예상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관세 정책으로 미국 내 소비재 기업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지만, 에너지나 금융 서비스, 유틸리티, 부동산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라자드는 공약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역사상 최대 규모인 13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면 2026년 미국 인플레이션이 0.5%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GDP 성장률은 0.7%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점도 라자드는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로 끝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라자드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는 후임자가 임명된다면 통화 정책은 앞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 전략 수석은 “지금까지 미국 대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기업의 펀더멘탈(Fundamental·기초 체력)에 집중하라고 조언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의회 상원과 하원도 공화당이 모두 차지한 만큼 새 행정부가 상당한 추진력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탈세계화와 지정학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