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간밤 미국 기술주 호조에 따른 상승 동력이 더해지며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다만 장 초반 2500선을 찍고 상승세를 유지하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며 2500선을 지키지 못하고 마감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계기로 오른 반도체 대형주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발언에 따라 하락 전환하며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제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6포인트(0.14%) 오른 2492.10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 대비 24.85포인트(1.0%) 오른 2513.49로 출발해 장중 2500선을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약 3주 만에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가 약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574억원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2030억원, 427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 움직임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1224억원 순매수했다.

간밤 미국 기술주가 호조를 보인 데다 ‘CES 2025′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이날 반도체주 하락은 젠슨 황 CEO의 발표가 분기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하며 국내 제품이 아닌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장중 5만7300원까지 오른 뒤 하락 전환하며 0.89% 내린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개장 직후 두 달 만에 20만원대를 터치한 뒤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2.40% 떨어진 1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한미반도체는 1.81% 오른 10만1300원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해군 함정 분야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다시 한번 시사하자 한화오션, HJ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조선주가 강세를 보였다. 한화엔진은 장중 5.63% 오른 1만9690원으로 1년 내 신고가를 경신했다.

폴란드와의 2차 수출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며 현대로템도 상승 마감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와 삼부토건 등 우크라이나 재건 등 테마주도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국을 통한 해군력 강화 및 중국 견제 의지를 표명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유입됐고,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미 해군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적극 진출 중인 한화오션 등 조선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3포인트(0.05%) 오른 718.29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72포인트(0.24%) 오른 719.68로 출발했다. 개인이 홀로 102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억원, 70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JP모건의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다. 알테오젠과 HLB를 비롯해 리가켐바이오, 삼천당제약, 휴젤, 파마리서치, 펩트론등이 상승 마감했다. 조선주가 상승하면서 일승과 현대힘스, 성광벤드 등 조선기자재 관련주도 일제히 올랐다.

미국 AI 반도체 강세와 함께 CES 2025 개막까지 더해지며 HB테크놀러지, 와이씨켐 등 반도체 유리기판 관련주도 강세로 마감했다. 전날 카카오엔터의 신규 플랫폼 출시 소식에 떨어진 디어유는 아티스트 이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반등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여전히 108p를 상회하고 있고, 10년물 국채 금리도 4.6%대를 보이고 있다”며 “취임 이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2원 내린 1453.5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