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약 한 달 만에 2520을 넘었다. 코스닥지수는 710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결국 720선을 넘지 못하고 소폭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가 올랐고, 양자 컴퓨팅 관련주(株)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95포인트(1.16%) 상승한 2521.05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0.85포인트(0.44%) 하락한 2481.25로 출발한 뒤 상승 전환했고 이후 오름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각각 2016억원, 110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는 387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반도체 대장주이자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못 미치며 주가가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 반전해 3.43% 오른 5만7300원으로 마감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2.3%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 투자심리를 돌린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 시각) 황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로 호텔에서 가진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0.15%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19%, 2.54% 올랐다.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등도 상승했다. NAVER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신세계그룹주의 주가 흐름도 눈에 띄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과 무도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열사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신세계I&C는 전날보다 16.28% 오른 1만671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는 23% 넘게 오르기도 했다. 신세계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마트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4포인트(0.19%) 오른 719.63으로 하루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4.51포인트(0.63%) 내린 713.78로 출발한 뒤 710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오후 들어 개인 매수세가 많아지면서 720선을 눈앞에 뒀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홀로 2517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각각 1244억원, 1307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 삼천당제약, 휴젤, 클래시스 등은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엔켐 등은 주가가 상승했다.
젠슨 황 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강세를 이어오던 양자 컴퓨팅 관련주는 이날 줄줄이 하락했다. 아이씨티케이와 엑스게이트는 각각 12.27%, 11.33% 급락했다. 아이윈플러스, 우리로, 케이씨에스 등도 하락 마감했다. 지난 밤 미국 뉴욕 증시에선 아이온큐가 2.9% 떨어진 데 이어 장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락했다. 리게티 컴퓨팅도 정규장에서 5.74% 내린 뒤 애프터장에서 12% 넘게 추가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오른 1455.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