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포괄하는 주가지수인 ‘KRX TMI(Total Market Index)’를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이 지수가 벤치마크(Benchmakr·성과평가 기준 지표)로 널리 쓰이면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급등락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KRX TMI 발표의 의미’ 보고서를 통해 9일 이같이 밝혔다. KRX TMI의 가장 큰 특징은 유동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동 시가총액은 실제로 시장에서 매매가 되는 주식으로만 산정한 시가총액이다. 코스피지수는 단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다.

김 연구원은 KRX TMI를 벤치마크로 활용하면 기업공개(IPO) 종목 거래 초기에 주가가 급변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코스피시장에 시가총액 100 규모의 A기업이 상장했을 때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시가총액 100 비중에 맞춰 A기업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반면에 KRX TMI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시가총액 100 가운데 대주주 지분이나 보호예수 지분을 제외한 A기업 주식을 매수하면 된다.

김 연구원은 “KRX TMI를 벤치마크로 쓰면 초기 거래 가능 물량이 적은 IPO 종목을 강제로 매수해야 하는 영향이 줄어든다”며 “IPO 종목이 패시브 수급에 따라 주가가 급변동하는 일을 막는 효과가 생긴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KRX TMI가 널리 쓰이면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코스닥기업이 코스피시장으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을 통해 수급을 확대하고, 주가도 오르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KRX TMI는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종목을 모두 유동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주요 연기금의 벤치마크가 KRX TMI와 그 하위 지수로 바뀐다면 이전 상장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안정적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국내 시장에서도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가 벤치마크로 많이 쓰이길 기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의 지수도 모두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다.

김 연구원은 “KRX TMI와 같은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를 벤치마크로 널리 활용하면, 마찰적 거래 감소 등 여러 개선이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3일 KRX TMI와 그 산하 중대형·중형·소형·초소형 등 4종의 KRX 규모별 TMI도 발표할 예정이다. 지수 정기 변경은 매년 3월, 6월, 9월,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