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월 9일 17시 1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다음 달 현대힘스 경영권이 매물로 나온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의 보유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면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조선 업계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경영권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이앤PE는 2월 초부터 현대힘스 경영권 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제이앤PE가 특수목적회사(SPC) 허큘리스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현대힘스 지분 53.06%다.
제이앤PE가 보유한 현대힘스 지분에는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가 적용됐다. 상장일이 지난해 1월 26일이었으니, 이달 말에는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현대힘스는 조선 기자재 업체로 선박 블록 제작 사업을 주로 영위한다. 선박 블록은 선박을 여러 구획으로 나눈 단위를 뜻한다. 보통 수십~수백개의 선박 블록을 쌓아 선박 한 척을 건조한다.
제이앤PE는 앞서 지난 2019년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힘스 지분 75%를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1000억원이었다. 이후 지난해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보유 주식 2220만주 가운데 348만3000주를 팔았으며, 현재는 지분율을 53.06%까지 낮춘 상태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현대힘스의 시가총액은 5100억원 수준이다. 제이앤PE의 보유 지분 가치를 시장 가치로만 계산한다면 약 2700억원이 된다. 제이앤PE는 앞서 상장 과정에서 이미 구주 매출을 통해 254억원을 회수했기 때문에, 이번에 경영권 지분을 시가로만 팔아도 약 3배의 멀티플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제이앤PE가 얻게 될 차익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아 업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 힘입어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박 건조에 동맹국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11월 당선된 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는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 이후 현대힘스 주가는 급등했다. 작년 11월 7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같은 달 11일에는 1만7770원까지 올랐다. 10월 말 주가와 비교해 85%가량 높은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힘스의 경영권 매각가가 6000억~7000억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조선업 호황과 ‘트럼프 효과’뿐 아니라 지난 2021년 인수해 볼트온(bolt-on·동종 업체들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한 자회사 원하이테크의 실적 개선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하이테크는 작년 상반기 매출액이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배 가량 늘었으며, 현재 영업이익률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