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손잡았다는 소식에 10일 현대차 주가가 6.1% 상승했다.
이날 현대차는 전날 대비 6.1% 오른 22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22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장중 한때 6.6%까지 주가가 오르는 등 하루 종일 강세가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이 9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가 현대차 주가를 끌어 올렸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이 현대차(859억원)였다.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반면 이날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은 현대차(1010억원)로, 순매도 2위인 SK하이닉스(537억원)보다 규모가 두 배로 컸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말 장중 29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1974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임금 협상 타결 이후 비용 증가 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미 수출 비중이 45% 정도로 높아서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이지만, 주가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지지부진했다. 이달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억누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대장주인 현대차의 주가 강세는 다른 자동차주 흐름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기아가 전날 대비 2.2% 오른 10만5600원에 마감한 것을 비롯, 한온시스템(3.58%), 현대위아(2.02%), 현대모비스(1.78%)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 관련주 10개 종목으로 이뤄진 KRX자동차지수도 이날 2.54% 오르면서 주요 지수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주요 자동차 주식들의 상승을 견인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도요차자동차가 한때 4% 가까이 올랐는데, 역시 엔비디아가 상승 촉매였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에서 “도요타의 자율주행 AI제품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엔비디아 발표에 따르면, 도요타는 엔비디아가 만든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차세대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