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 부동산)리츠, 금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봅니다. 위험 분산 차원에서 중국과 한국 주식을 조금 편입하는 것도 좋고요.”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를 통해 공개된 ‘다시보는 2025 재테크 박람회’에서는 거시 경제 전문가인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트럼프 집권 2기의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진행됐던 홍 대표 강연의 전체 영상이다. 홍 대표는 한국금융연구원과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거쳐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경제 분석가), 국민연금 투자운용팀장 등을 지낸 금융투자 전문가다.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우면 좋을까.

그래픽=송윤혜

◇”트럼프 2기에는 리츠 주목”

홍 대표는 미국 주택 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리츠(부동산투자신탁·REITs)’가 가장 유망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한 번 또는 두 번 인하될 테고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가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상품들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VNQ(뱅가드 리얼에스테이트 ETF)와 찰스 슈왑이 운영하는 SCHH(슈왑 US리츠ETF)를 추천했다.

◇대규모 감세·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노믹스

홍 대표는 트럼프가 공약한 개인소득세·법인세 인하와 보편 관세 인상이 둘 다 시행되면 미국 성장률은 1%포인트 내리고, 물가는 0.9%포인트 오를 것으로 봤다. 그는 “한마디로 경제가 박살 나고 물가는 올라가는 상황인데, 트럼프는 뒤에서 거래를 유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시에 트럼프노믹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셰일가스 생산 규제를 해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 대표는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고,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면 유가가 떨어져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금리 인하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어서, 금리 결정을 놓고 2025년 상반기 파월 연준 의장과의 갈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로 인해 시장이 흔들릴 것을 대비해 ‘금’을 사둘 것을 추천했다. 홍 대표는 “버블이 터지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가장 크게 다칠 텐데 지난 5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그럴 때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자산이 금이었다”고 말했다.

◇”한·중 주식으로 포트폴리오 균형을”

한편 홍 대표는 미국 주식시장이 올해도 좋겠지만, 버블(거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작년 9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빅컷’이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S&P500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이 23(작년 11월 기준)으로 치솟아 있다”며 “1999년 IT 버블 이후 둘째로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메타 등 7개 대형 기술주(매그니피센트7)의 독주로 중위 PER은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중위 PER까지 치솟는 등 전형적인 버블 징후가 나타난다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이 올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자산 배분 측면에서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권했다. 디플레이션에 빠진 중국에 대해선 “2025년 상반기까지 중국 정부는 일본의 길을 따라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시장에서 한 번 반등이 나올 수도 있으니 중국 시장의 주식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식도 ‘보험성’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트럼프와는 그 나라의 정책 결정권자가 직접 만나 협상을 해야 하는데, 한국에 지금 그럴 사람이 없어 문제”라면서도 “교역 조건이 나쁘지 않아 내년 우리 경제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고, 한국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담을 준비를 항상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