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지난해 유상증자와 주식 관련 사채 발행으로 총 12조20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보다 20.8%(2조1000억원) 늘었다. 관련 공시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코스닥시장 공시건수’를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전체 공시 건수는 2만3860건으로 2023년보다 6.8%(1511건) 증가했다.

공시 유형별로 보면 수시공시가 2만85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금조달과 관련한 공시가 많이 늘었다. 증자 공시는 1353건, 주식 관련 사채 발행 공시는 1067건 있었다. 2023년보다 각각 27.8%, 18.7%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유상증자로 지난해 5조2000억원을 끌어모았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해 7조원을 조달했다. 2023년보다 각각 9000억원, 1조2000억원 늘었다.

수시공시 중 2023년보다 2024년 건수가 늘어난 유형을 보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영업양수도‧분할‧합병 공시 17.4%(51건)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감소 공시 47.5%(38건) ▲현금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한 타법인 주식 처분 공시 37%(64건) ▲유형자산 처분 공시 50%(24건) 등이 두드러졌다.

다만 신규 사업 추진이나 영업 활동을 위한 기업투자활동 관련 공시도 2023년 대비 지난해 7.9%(56건) 증가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대표적 주주환원 활동인 자기주식 취득 공시도 1년 새 30.7%(135건) 늘었다.

이밖에 공정공시 938건, 조회공시 112건, 자율공시 1959건 등이었다. 조회공시는 2023년보다 지난해 8.7%(9건) 늘었는데, 정치 테마주로 인한 주가 급변으로 시황 변동 관련 조회 공시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영문 공시는 721건이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113건으로 집계됐다. 부실기업의 불성실공시 사례가 61건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불성실공시 유형으로는 공시번복 48건, 공시불이행 33건, 공시변경 32건이었다.

거래소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공시가 늘어난 가운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목표만큼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면서 공시 번복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여파가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키면서 계약물량·축소로 이어져 공시 변경이 증가했다고 했다.

거래소는 불성실공시의 절반 이상이 부실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한 만큼 앞으로 해당 기업에 대한 공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성실공시 법인 대상 공시 교육을 내실화하고, 공시 체계 구축 지원 컨설팅을 지속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