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25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마감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동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사흘 만에 반등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희비는 엇갈렸으며 조선 관련주는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4포인트(0.31%) 오른 2497.4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1.93포인트(0.48%) 오른 2501.49로 출발해 장중 2504.89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상승 폭을 줄였다. 오전 한때는 하락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동반 매도 행렬이 이날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전날 8717억원어치를 판 데 이어 이날도 2954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기관은 5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298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14일 생산자물가지수(PPI),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오는 16일에는 한국은행의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예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모양새”라면서 “그나마 개인의 매수세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점이 이날 코스피지수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하락한 1465.0원으로 출발한 뒤 주간 거래 마감 기준 1463.10원까지 내려왔다. 중국의 수출 호조에 따른 위안화 강세로 인해 원화 가치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등락은 엇갈렸다.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0.37% 하락 마감한 반면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0.36% 상승했다. 이외에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상승하고 4개 종목이 하락했다.

조선업은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이 조선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지며, 우리 조선사들이 반사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서다. 특히 한화오션 주가는 전날보다 5%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반등했다. 테슬라 ‘모델Y’에 탑재될 배터리에 국내 업체의 양극재와 음극재가 적용됐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 주가는 10% 넘게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3% 넘게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83포인트(1.39%) 오른 718.04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3.82포인트(0.54%) 오른 712.03으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와 달리 각각 809억원, 6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차전지주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은 7% 넘게 올랐다. 알테오젠과 HLB 등 바이오 관련주들도 반등했다. 이외 JYP Ent., 에스엠 등 엔터테인먼트 업종 회사들의 주가 상승도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