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전망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카드사들도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수장을 교체해 경영 쇄신을 꾀하고 희망퇴직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NH농협) 중 6개 카드사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BC카드 등 세 곳만 수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새롭게 교체된 CEO들은 공통으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박창훈 신임 신한카드 대표는 취임사에서 “IMF와 금융 위기를 빼면 요즘처럼 위기 신호가 체감되는 시기도 없을 것 같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변화와 핵심이란 키워드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했다.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자”고 했다.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역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내부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도 실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6일부터 196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직원 10명이 희망퇴직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총 62명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카드도 최근 3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카드는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중이다.
이어 외부적으로는 일부 카드를 단종하고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있다. 현재 전업 카드사 가운데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우리카드, BC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에서 업종에 따라 할부 혜택을 제공한 것과 대조된다.
이 배경으로 카드업계의 수익 악화가 꼽힌다. 카드업계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다. 카드사의 가맹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4차례 연속 인하됐다. 그 결과 카드사는 지난해 3분기 전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4.6% 감소했다. 더욱이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다음 달 14일 가맹수수료율을 0.1%포인트 추가 인하한다고 밝히면서 신용판매 수익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해 카드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올해는 심각하게 상황을 주시 중이다”라면서 “수수료율 이슈도 있지만 그에 앞서 내수 침체로 카드 거래 자체가 많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