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장 초반 252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전부 반환하고 25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날 밤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감에 기관투자자의 매도 규모가 확대됐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상승 랠리를 주도한 조선주 정도만이 강세를 지속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9포인트(0.02%) 내린 2496.81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 대비 13.67포인트(0.55%) 오른 2511.07로 출발한 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후 상승폭을 1% 이상으로 키우기도 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판단에 순매수에 돌입한 외국인 투자자와 달리 기관투자자가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경계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255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장 초반 외국인 투자자와 함께 매수 우위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 투자자와는 반대로 장 초반에 매물을 쏟아내다가 1192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도 4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은 5516억원 팔아치웠다.

전날 예상치를 하회한 1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소화하며 채권 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110선을 돌파하던 달러 지수도 109.2 수준으로 내려서며 물가 우려는 한숨 돌렸다. 다만 시장은 이날 밤 발표될 CPI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를 비롯한 중국상해종합지수(-0.40%), 일본니케이지수(-0.16%), 대만가권지수(-1.42%) 등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수처가 무력 충돌 없이 윤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성공한 상황에서도 증시 및 환율 시장은 특별한 반응 없이 횡보세를 보였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확실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0.37%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64% 상승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기아 등은 하락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오르고, 7개 종목은 떨어졌다.

이날도 조선업 강세가 지속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LNG 운반선 발주 확대에 따른 수주 기대감이 유입되며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미포 등이 상승 마감했다. HMM과 팬오션, 흥아해운 등 해운주는 전날 PPI 물가 중 운임비와 상하이컨테이너(SCFI) 운임지수 등이 상승한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 LA 산불 피해로 전력망 복구를 위한 긴급 발주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대한전선, 효성중공업, 산일전기도 올랐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국 금융주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등도 올랐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식 시장에 하방 압력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TSMC의 실적 발표 역시 반도체 업종 등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3포인트(0.90%) 내린 711.61을 기록했다. 지수는 4.12포인트(0.57%) 오른 722.16으로 개장한 뒤 이내 하락 전환했다. 금리 부담으로 인한 성장주와 바이오 업종이 약세를 보이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78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812억원, 5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 전체 종목 중 1088개 종목이 하락, 513개 종목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휴젤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HLB는 간암 신약 허가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생산시설 실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상승 출발한 뒤 3가지 지적 사항을 받은 사실이 재차 부각되며 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 거래일보다 2.0원 내린 1461.2원을 기록했다. 전날 예상치를 하회한 12월 미국 PPI에 대한 해석으로 채권 금리가 소폭 하락한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선을 돌파한 뒤 0.34% 내린 109.214 수준으로 내려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