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월마트와 코스트코, 크로거 같은 미국 중대형 마트에서 잘 팔리는 K푸드를 주시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에서 흥행하면 유럽이나 남미, 아시아 등지에 급속히 퍼지게 됩니다. ‘제2의 불닭볶음면’도 그곳에서 출발할 겁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목받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K푸드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연구원은 조선일보와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동 주관한 ‘2024년 리서치 우수 증권사 및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유통·소비재·음식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4년 연속 수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불닭볶음면 수출 흥행으로 삼양식품 주가가 최근 1년간 290% 넘게 올랐다. 상승세가 지속될까.

“그렇다고 본다. 지난해 월마트에 입점한 불닭볶음면은 비교적 소규모인 아시안 푸드 코너에서 메인 라면 매대로 옮겨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다른 마트들인 크로거, 타깃에도 입점됐다. 유럽에서도 현지 법인이 있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개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 내 2~3선 도시에서도 지역 특화 맛을 첨가한 제품을 시도하면서 성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국, 유럽 모두에서 성장성이 열려 있어 향후 몇 년간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식품 업계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기업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오리온과 농심을 주목해 볼 필요 있다. 오리온은 기존에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신흥 시장 중심의 해외 사업이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꼬북칩의 미국과 유럽 수출이 많아지고 있다. 초코송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미국 내 생산 라인을 증설했고 ‘신라면 툼바’가 오는 3월 글로벌 출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면 툼바에 대한 국내 소비자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아 글로벌 시장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식음료 기업 투자 시 가장 고려할 점은?

“가장 중요한 건 글로벌 성장성이고 그다음이 배당이다. 한국은 이미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향후 4~5년 정도는 어떻게든 버티더라도, 2030년대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의 주요 소비 연령대인 중고등학생과 20대가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성공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K푸드 영향은?

“식품 기업들은 현지 생산과 판매 체제를 갖춘 곳이 많아 현재까지는 큰 문제라 인식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미국 현지 공장이 있고, 오리온도 수출 규모가 커지면 현지 공장 증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