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어떤 토지를 개발하려면 인근 땅값이 얼마인지, 주변 월세는 얼마나 나오는지 일일이 발품을 팔아서 알아보러 다녀야 했죠. 하지만 ‘랜드북’을 이용하면 검색 창에 주소나 건물 이름만 입력하면 됩니다.”

중소규모 토지의 개발 수익률을 자동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 ‘랜드북’(왼쪽)을 개발한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 /스페이스워크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스페이스워크가 만든 ‘랜드북’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클릭 몇 번이면 토지 수익률을 분석하는 건축설계 자동화 플랫폼이다. 검색 창에 주소나 건물 이름을 넣으면 해당 토지 면적과 지목·용도지역부터 건물 연면적과 주요 용도, 규모, 노후 정도, 층별 현황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건축설계사무소와 공인중개사무소, 젊은 건축주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우미건설, 직방 등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땅집고는 스페이스워크 조성현 대표를 만났다.

-랜드북 핵심 기능은.

“AI가 해당 토지의 규제나 제약 사항을 파악해 자동으로 신축 건물 도면을 그리고, 예상 수익률까지 뽑아준다. 예상 토지 가격이나 건축비를 개별적으로 조정해 시뮬레이션할 수도 있다. 중소규모 토지 개발에 필요한 사업성 분석 보고서를 순식간에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랜드북을 어떤 목적으로 개발했나.

“부동산 시장에서 소규모 개발 사업은 성장 속도가 빠른 분야다. 국내에서 400억원 이상 토지거래는 연간 150건에 불과하지만 50억원 이하 토지거래는 65만건에 달한다. 대형 부동산 개발은 전문가들에게 사업성 평가와 건축설계를 맡기지만, 단독주택이나 꼬마빌딩 같은 중소형 부동산 개발에선 이런 도움을 받기 어렵다. 넓은 땅에 비해 수익률이 크지 않아 컨설팅 업체들이 수익성 분석도 꺼린다.”

-랜드북은 어떤 역할을 하나.

“전통적인 토지 평가에서는 땅이 담보로 쓰일 때의 담보가치 평가에 그쳤다. 랜드북은 이를 넘어 이 땅을 개발했을 때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건축·도시 법규, 도시계획 변동 공고는 물론 사용자의 예상 토지가격까지 빅데이터로 모아 이를 학습하고 진정한 가치를 평가한다. 전문가 도움 없이도 신속하게 부동산 개발에 따른 사업성 평가를 거쳐 개발 계획까지 수립할 수 있다.”

-앞으로 기술 개발 목표는.

“AI를 통한 건축물의 가격 추정 엔진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건축에 앞서 건축주는 이 건물을 지었을 때 향후 시세가 얼마나 나갈지 예측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상 설계안을 뽑는 것과 비교하면 이 기술은 훨씬 더 어렵다. 아무리 고도화된 AI엔진도 1년 뒤에 삼성전자 주가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격 예측 모델 정확도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