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분양된 대구·경북 등 지방 아파트 단지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은 이날 대구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집값 하락 우려와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 매수 수요가 급감하면서 분양 시장에도 냉기가 확산하고 있다. ‘묻지마 흥행’을 이어가던 서울에서 1년 반 만에 1순위 청약이 미달하는 단지가 나왔다. 인천 송도, 대구 수성구 등 수도권과 지방 인기 주거지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2일 1순위 해당 지역(서울 거주자) 청약을 접수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22개 주택 타입 중 6개 타입이 미달했다. 서울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온 것은 2020년 9월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 에스아이팰리스’ 이후 처음이다. 남은 물량은 경기·인천 수요자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전용면적 85㎡가 넘는 중대형 5개 타입 중 4개에서 인천 거주 무주택자 청약 신청이 ‘제로(0)’였다. ‘대구의 강남’으로 통하는 수성구에선 이달 초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 308가구를 분양했는데 신청자가 1·2순위 통틀어 33명에 그쳤다.

최근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들은 대부분 면적이나 분양가 등에서 수요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 18~23㎡ 소형 평형 위주로 미달했고,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중대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공공이 보증하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는 분양가가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지난 수년간의 청약 열기만 믿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는 건설사는 앞으로 수요자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